본문 바로가기
일상

//생활정보// 2시간안에 이루어지는 벼꽃의 수정

by 뚜작가 2019. 8. 28.


원창들 넓은 들에 벼가 피기 시작했습니다.벼가 핀다는 것은 벼 꽃이 핀다는 것으로 보통 꽃이 피는 것은 개화(開花)라 하는데 벼꽃이 피는 것은 개화(開花)라 하지 않고 출수(出穗)라고 합니다.이때 수(穗)자는 이삭 수(穗)를 말합니다.꽃이 피는 것보다 꽃이 핌으로 양식이 될 이삭이 나온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 한다고 하네요그리고 혹시 “자마구”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는지요.“염병 자마구 올 땐데 비가 오고 지랄이여”벼꽃이 필 때 비가 오면 옛날 어른들이 혀를 차며 하시던 말이랍니다.자마구란 곡물들의 즉 쌀 보리 밀 옥수수등의 꽃의 꽃가루를 이르는 우리말인데 보통은 벼꽃의 꽃가루를 말합니다.

벼는 종의 번식을 위한 진화의 결과 절묘한 수정과 성장의 매카니즘은 완성하여 세계인류의 약 절반를 먹여 살립니다.
식물의 수정은 바람에 의해 수정되는 풍매화와 벌 나비등 곤충에 의해 수정되는 충매화 그리고 드물게는 흘러가는 물결에 의해 화분이 운반되어 수정되는 수매화 등의 방법으로 수정되는데 곡물류는 대부분 풍매화 즉 바람에 의해 수정이 이루어집니다.

풍매화의 특징은 꽃에 꿀이나 향이 없으며 꽃색깔도 화려하지 않고 꽃모양과 꽃가루는 작고 가벼우며, 표면이 매끄럽고 점성이 없어 바람에 날아가기가 쉽게 진화되었습니다.
벼꽃도 당연히 풍매화로 바람에 의해 수정되는데 벼꽃에도 꽃잎이 있습니다.무슨 말인고 하면 왕겨라 불리는 (내가 자란 지역에선 딩겨라 불렀다) 나락의 겉껍질이 꽃잎입니다.
벼꽃은 여섯 개의 수술과 한 개의 암술로 이루어져 있으며 출수하게 되면 먼저 여섯 개의 수술이 나오는데 암술의 모습은 보기 힘든데 왜냐하면 암술은 꽃잎 즉 겉껍질인 왕겨 안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벼꽃인데 전부 수술입니다.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벼는 모내기 한지 약90일 전후면 출수를 하고 출수 당일 그리고 적어도 다음날 까지는 대부분 수정이 이루어집니다.
수정의 과정은 우선 벼꽃은 맑은 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두시경에 벼꽃이 피고 비오고 흐린 날에는 벼꽃을 거의 출수하지 않는데 이유는 바람에 의해 수정되는 풍매화임으로 물기에 젖으면 꽃가루가 수정되기 어럽기 때문이지요.
벼가 피는 시기는 절기상 처서 전후인데 그래서 “처서에 비가 오면 단지에 곡식 준다”
는 옛말이 생겨 났습니다.

출수는 꽃잎 즉 벼 껍질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수술이 천천히 위로 올라와서는 다시 아래로 여섯 개의 수술이 하나하나 밑으로 늘어지기 시작해 약 2시간쯤 걸려 다 늘어지면 이때쯤에는 암술이 들어있는 벼 껍질도 수정이 용이하도록 아래로 숙이지요
이때 미세한 바람에 의해서도 수술의 꽃가루는 암술에 날아가 닿고 수정이 이루어지면 기다렸다는 듯이 벌어졌던 껍질을 다시 닫습니다.




오직 종의 번식만을 위한 수만년 동안 이루어낸 위대한 진화가 불과 두시간여에 걸쳐 진행되었을 뿐이죠
벼 이삭 하나에는 약 120개의 낱알이 달리는데 알알이 점점 굵어져 나오는것을 이삭이 팬다 라고 합니다.그러니 저 넓은 원창들에는 수백만 수천만 낱알있고 그 수천만 낱알 하나하나가 불과 10여일 전후에 전부 이 과정을 거쳐 수정 됩니다.

벼가 한낯에 수정을 하는 것은 오랜 진화과정에서 최적을 솔루션을 찾는 결과라 할수있지요
수정 후에는 줄기와 잎에 있던 탄수화물이 벼 이삭으로 이동하는데 처음에는 액상 상태여서 여물지 않은 벼를 눌러보면 흰 액체가 나옵니다.
벼가 익는다는 것은 그 액상의 탄수화물이 고형의 쌀알로 변해 가는 것을 말하며
보통은 수정 후 30일에서 35일 정도면 벼는 다 익고 고개를 숙이지요

올해도 황금벌판을 기대하며 벼꽃에 대해 알 보았습니다.


댓글